2년전 AC2라는 과정을 통해 애자일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AC2 라는 모임에 소속하게 되었는데 올해는 "기년회"라는 것에 참석하기로 하였다.
"기년회"에 대한 것은
"망년회 대신 기년회"라는 글을 참조하면 자세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올한해에 대한 회고인 셈이다.
이번 기년회에서는 사전 미션이 있다. 아래의 질문중 공유하고 싶은 3가지에 대하여 답을 준비해 가는 것이다.
- 올해 잘 산 물건?
- 올해 좋았던 책?
- 올해 좋았던 장소?
- 올해 인상 깊었던 사람은?
- 올해 고마웠던 분은?
- 올해 좋았던 영화는?
- 올해 꾸준히 했던 것들은?
- 올해 의외의 성공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잘된 일들)
- 올해 잘 쓴 10만원 이하의 소비는?
- 올해 좋았던 모임?
- 올해 큰 실수?
- 올해 눈물이 나왔던 순간?
- 올해 뿌듯했던 일은?
- 올해 새롭게 접한 것은?
- 올해 나 답지 않았던 순간은?
- 올해 기분 좋았던 경험은?
- 올해 당황스러웠지만 잘 대처했던 순간?
- 올해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떠오르는 순간은?
- 올해 미뤄오다가 해치워서 속 시원한 일은?
- 올해 가슴에 남는 명언은?
- 올해 칭찬을 받았던 일은?
- 올해 내가 만든 것?
- 올해 수련한 것?
- 올해 나에게 도움된 습관?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공유하면 좋을지 고민도 할겸 답변도 마련해 둘겸 정리해 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답변을 정리해 볼 것은 "1. 올해 잘 산 물건?" 이다.
답변은 "맥북 프로" 이다. 취미이자 직업은 프로그래머로써 좋은 도구를 구매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기존에 쓰던 것은 맥북 에어였다. 에어로도 적당했지만 좀 더 다양한 것을 해보려고 하니 작게 느껴져 업그레이드하게 되었다. 기존에 동네 공터에서 맨땅 축구를 했다면 맥북 프로는 그래도 잔디가 깔린 멋진 구장이 된것이다. 물론 월드컵 운동장 처럼 좋은 것은 아니다. 맥프레(맥북 프로 레티나)를 만나면서 몇가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APM 만드는 일에도 도전해보고 최근 유행하는 Cloud 환경 구축도 해보고하면서 기술적인 역량을 늘릴 수 있었다. 아쉽게도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많은 것을 학습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다양한 무료 어플리케이션으로 생활 리듬을 만드는 일에 도움을 받았다. 도커를 이용해서 로컬 위키를 만들어 기술 정보를 기록하기도 하였고, 원더리스트로 할일 관리도 하였다. 물론 웹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으나 public 한것보다 private 한 것이 조금은 마음의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에 앱을 많이 이용하였다. 남들이 볼 때 크게 차이가 없겠지만 맥북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장남감을 항상 지니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놀거리가 있고 그것들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어 나로써는 즐거운 시간을 늘 가질 수 있었다.
여튼 맥북은 올해 나를 성장시켜준 도구 중의 하나인 셈이다.
두번째 답변은 "올해 큰 실수?" 에 대한 답변이다.
올해 가장 큰 실수는 지금도 수습중인 타인의 욕망을 쫓아 회사를 옮기려했던 점이다. 먼가 많이 배우고 멋지게 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사용자 트래픽이 많아 어플리케이션을 튜닝하고 복잡한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 과정을 거쳤다. 준비 없이 가서 망신 당한 적도 있고, 이후 잘 준비해서 합격한 곳도 있다. 나의 레벨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곳에 도전해서 멘붕이 된 적도 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내가 타인의 욕망을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학습할 때 비로서 이전에 나는 게을렀다는 것을 알았다.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곳을 상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관심이 있다면 얼마든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환경을 만들고 스스로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면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평범한 일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해본다면 얼마든지 새롭게 해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또 적응해야하고 사람들과 친해져야하는데 또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한다는 것이다. 먼가 낭비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조직을 위해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먼가 잘못생각했던 것이다. 지금은 내가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데 이것이 주는 행복감을 완전히 무시했던 것이다.
여튼 그래서 제자리가 되었지만 수습중에 있다. 수습하고 있다. 수습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번째 "올해 수련한 것"
올해 수련하였지만 잘 못하고 있는것이 "기록"이다. 바빠지거나 힘들어하거나 게을러져서 기록하는데 소홀했다. 반백수 생활을 할때도 시작한지 15일만에 기록이 멈추어버렸다. 저널이나 일기처럼 꾸준히 쓰는 것을 못해 조각조각 여기저기 남기기도 해봤지만 이도 얼마가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도구도 사용해 보았다. 위키, 메모, 블로그, 노트...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최근들어 기록하는 작업에 조금씩 습관이 붙기 시작했다. 기록의 문제점은 무조건 잘 정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면 틈틈히 리팩토링을 해서 프로그램의 품질을 높이는데 글도 똑같이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다음부터 마구잡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좋은 글을 쓰는게 아니라 기록을 남기는데 그래도 충실히 하려고 하니 기록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글을 수정하는 작업은 거의 없다. 나중에 관련 글들을 모아 정리할 수는 있겠지만 평상시 글은 그냥 엉망진창으로 남겨둔다. 머 어찌됐든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현재 기록을 위해 남기는 것은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메모, 위키, 페이지, 낙서, 블로그, 원더리스트 등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공유하고자 할 때는 키노트에 정리하려고 한다. 좀 더 나아가면 슬라이드쉐어로 공유까지 생각하고 있다. 내년에는 좀 더 체계적이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일단 회사내에서 프로세스를 만들어 진행하려고 한다.
일단 이정도로만 정리해두자.